2008년 11월 02일
한 여자만 사랑할 남자, 이 영화에 침을 뱉어라
[레이디~Go!] 한 여자만 사랑할 남자, 이 영화에 침을 뱉어라
간통 합헌 선고일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오달 (인터넷저널 기자)
간통죄 합헌 결정 소식이 전파를 타고 있던 그 시각, 하필 난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고 있었다. 영화 내내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이 집에 와보니 ‘뉴스’가 되어 인터넷을 부유하고 있다니…. 화가 치밀어오른다.
간통(姦通). 네이버 검색으로 찾은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결혼하여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적 관계를 맺음. ≒간범(姦犯)·통간(通姦)”
‘사악할 간(姦)’자는 ‘계집 녀(女)’자 세 개가 모여 만들어진 글자이다. 옛말에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따위의 속담이 이 글자에서 만들어졌음은 쉽게 유추할 수 있겠다. 
여자 셋만 모이면 뭔가 간사하고 사악한 ‘작당모의’를 한다는 얼토당토않은 의미가 담긴 것이 ‘사악할 간(姦)’자다.
난 말이다, 언젠가부터 “평생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을 맹세”하는, 그것도 국가에 ‘자진신고’해 법률상 구속을 강요당하는 현 결혼제도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
“널 사랑하지만… 니 껀 아니다”
영화 속 그는 우연히 다시 만난 그녀에게 ‘사랑’을 직감한다. 하지만 그를 다시 만난 그녀는 마음 속에 싹트는 그에 대한 작은 호감이 진심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한 후에 그를 받아들인다.
나를 포함해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모든 남자들이 너무나도 당연시하며 본능인 듯 착각하고 사는 ‘씨 뿌릴 권리에의 투쟁’은 이쯤에서 너무나도 하찮은 것이 되어버린다. 
그 흔하디흔한 연애 속 ‘밀고 당기기’의 끝에 ‘결혼에의 확신’을 얻은 그는 그녀를 꼭 껴안으며 “내 꺼…”라고 중얼대지만, 순간 그녀는 매몰차게 그의 품을 뿌리치고 나온다.
그런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는데, 나 자기 껀 아니다.” 얄밉도록 천연덕스러운 그녀의 이 한 마디에 ‘사랑을 바라보는 또 다른 가능성을 향한 시선’이 담겨 있었다.
‘내 꺼’의 추억은 나에게도 있다. 어린 날, 너무나도 사랑스럽던 그녀와 좁디좁은 여관방 침대에 누워 그녀의 귀에 대고 나즈막히 속삭인 “너 ‘내 꺼’ 하자”라는 어줍잖은 고백 속에 ‘내 꺼’는 여지없이 등장한다.
남자들은 결혼을 마치 사랑의 완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애인이 아닌 마누라에게는 더 이상 무언가 잘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참 많다. 
특히나 대한민국에는 더 많다. 영화 속 남자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는 그녀의 말에 짐짓 쿨한 척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아니, 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의 다음 말, “그 사람하고‘도’ 결혼하고 싶어”라는 말에 이성을 잃고 흥분한다.
여자에게 결혼이 무덤인 까닭은
맞다. 보통의 남자라면 누구나 똑같이 반응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대목에서 ‘그러면 안 되나?’ 하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체 왜 안 되는 거지? 대한민국이 일부일처제라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정상적인’ 대한민국 거의 모든 남자들의 머릿속에서 다른 가능성에 대한 기회를 박탈하고 마는 그 기저에는 ‘내 여자’라는 강력한 소유욕의 집착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를 그녀 자신으로 인정하지 않고 결혼이라는 골대에 들어온 내 소유물로 여기는 생각이 여자를 주체적으로 서있게 내버려둘 리가 없는 것이다. 
결혼이 한 여자를 평생 내 것으로 만드는 정복전쟁이고, 여자를 전쟁의 당연한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이상, 그 자리에 제3자가 끼어들 여지는 애초부터 봉쇄된 것이며, 그것이 바로 여자의 인생의 무덤인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양한 사랑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자유연애를 부르짖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길어봐야 백 년도 안 될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 권리는 여자든 남자든 모두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 자신은 밖에 나가 여기저기 ‘사랑’을 흘리고 다니면서, ‘내 여자’는 집안에 가둬놓고 문 걸어잠가 놓아야 안심하는 이중적인 자기모순은 좀 버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옥소리 씨를 포함해 간통죄라는 ‘주홍글씨’로 세상으로부터 낙인찍혀 온 모든 여성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뿐이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난 없다.
(출처 : ♧웃자 뒤집자 놀자! onlineIF.com♧)
# by | 2008/11/02 22:16 | 일반영화 리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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